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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졸업의 달이다. 교회 각 기관에서도 졸업과 상급 기관으로의 파송이 이어지고 있다. 청년2부 그루터기 선교회를 졸업하고 청년 3부 요셉 선교회로 파송되는 박태기, 이혜진 부부를 만났다.
그루터기 선교회는 자신에게 어떤 곳이었나요? 이혜진: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십년이 넘는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입니다. 그 시간 동안 밖으로는 취업을 해서 직장인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신앙적으로는 스스로 찾아서 무언가를 하는 믿음으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그루터기 선교회는 대학생들이 주축인 청년1부 헵시바 선교회와는 달리 모두 직장인들이기 때문에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지 않는 한 겉돌 수밖에 없는 곳이거든요. 따스하게 챙겨주는 이 없다고 투정할 시기를 지나서 그에 맞는 신앙을 갖기 위해서 찾아서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직분이 생겼고 저에게 우리 교회는 ‘성도들의 교회’에서 ‘나의 교회’로 바뀌었습니다. 박태기: 취직을 하고 회사 생활과 신앙생활 사이에서 방황했어요. 그런 시기에 다시 말씀의 자리로 불러주신 곳이 그루터기였습니다. 나에게 때에 맞는 말씀은 내 나이에 있어야 할 기관에서 쏟아지는 말씀임을 깨달으며 감사했습니다. 게다가 교육조장으로 조원인 저를 가르쳐 주던 사람과 부부의 인연까지 맺었으니 그루터기는 저에게 감사 그 자체네요. 이: 함께할 신앙의 동역자들을 만났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었어요. 남편을 비롯해서 친구들이나 선배들이요. 멋진 신앙의 동역자들을 만나 서로에게 신앙의 자극제가 되면서 믿음을 키워갈 수 있었으니까요. 박: 어떤 동역자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신앙의 길이 달라지는 것을 깨달은 거지요. 저에게 영향을 주었던 선배들이 있는 요셉 선교회로 가서 다시 그들과 신앙생활을 할 것이 설레기도 해요. 저는 그런 선배가 되어주지 못한 것 같아 회개하게도 되고요.
그루터기 선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이 이제 몇 주밖에 남지 않았네요. 이: 문득문득 파송 생각에 눈물이 나요. 아주 오랜 기간 나의 삶의 일부였던 이곳을 떠난다니 아주 사소한 것도 소중해져요. 제대로 된 신앙 선배의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떠나는 것 같아 아쉽고 서운해요. 특히 새신자들이나 잘 적응하지 못하는 그루터기들을 사랑으로 대해 주지 못한 점이 속상해요. 마음은 그게 아니었는데, 제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했어요. 박: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하면 이렇게나 소중하고 애틋해지는 것을, 그래서 이런 마음을 잊지 않고 요셉 선교회에서 그리고 또 하루하루의 신앙생활에서 실천하자고 다짐합니다.
요셉 선교회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박: 선배들로부터 신앙생활과 삶의 노하우와 지혜를 배우고 싶고요, 요셉선교회에서 주최하는 바자회인 평강의 가게 행사에서 부침개를 부치는 모습도 생각해 봤어요. 이: 저는 노래는 못하지만 찬양을 좋아해요. 그래서 성가대는 꼭 하고 싶어요. 박: 이제는 가족단위의 신앙생활 속에서 온전한 믿음의 가정을 이뤄보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 그루터기는 미혼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잡념과 유혹이 많은 시기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신앙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바빠도 꼭 교회에서 직분을 갖도록 하세요. 사람을 살리고 안 살리고를 좌우하는 것이 직분입니다. 직분을 통해 내 마음 속에서 교회의 문턱이 낮아지고 사랑이 생깁니다. 박: 그루터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밤 여주 연수원으로 기도회를 갔던 일입니다. 피곤과 졸음을 이기고 기도하고 돌아오는 새벽 길, 휴게소에서 다른 그루터기 동역자들과 먹는 우동 한 그릇의 맛을 여러분도 꼭 만끽하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긴 대화를 마치고 한 가지 놓쳤던 것을 깨달았다. 언젠가는 우린 이 땅에서의 신앙생활에서 하늘나라로 파송된다. 그때 이 땅과의 이별이 후회되지 않고 하늘나라와의 만남이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순간 몸담고 있는 각자의 직분과 기관을 넣어 이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진정 ( )를 사랑했었다.” 라고.
글_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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