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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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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영화 ‘노아’에는 성경 속 ‘노아’는 없다. 빨간 머리 앤을 읽고 영화를 봤는데, 까만 머리 앤이 등장한 거다. 실망이었다. 그리고 이내, 실망할 만큼은 알고 있었음에 감사했다. 그리하여, 영화 속 ‘노아’와 성경 속 ‘노아’, 두 동명이인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방주에 들어간 사람들
영화에서 방주에 들어간 사람들은 일곱 명이고, 후에 셈이 아이를 낳아 여덟 명이 된다. 셈만 아내가 있을 뿐, 함과 야벳은 미혼이다. 일곱 명에는 두발가인마저 포함되어있다. 하지만 성경에서 방주에 들어간 인원은 여덟 명으로, 그 구성원은 노아 부부, 노아의 세 아들과 며느리들이다. 창세기 7장 13절 “곧 그 날에 노아와 그의 아들 셈, 함, 야벳과 노아의 아내와 세 며느리가 다 방주로 들어갔고” 구절을 비롯한 여러 구절들(창세기 7:7, 8:18, 베드로전서 3:20, 베드로후서 2:5)이 이를 뒷받침 한다.
또한, 영화에서 셈의 아내가 홍수 중에 방주에서 출산한 것과 달리, 창세기 10장 1절 “… 홍수 후에 그들이 아들들을 낳았으니”를 보면 노아의 며느리들은 홍수 이후에 출산을 시작한다. 이와 관련한 창세기 11장 10절 “…셈은 일백 세 곧 홍수 후 이 년에 아르박삿을 낳았고” 라는 기록을 통해서는 셈, 함, 야벳이 방주에 들어갈 당시의 실제 나이가 90대인 것으로 추정되기에, 해당 인물들의 나이 또한 영화에서 연출된 바와는 상이함을 더불어 알 수 있다.
2. 므두셀라의 죽음과 홍수가 일어난 시점
영화에서 므두셀라는 홍수가 시작될 때, 산딸기를 따다 물에 휩쓸리는 것으로 그려진다.
영화화하기 위한 장면이겠지만, 그 재해석한 노력이 안타깝기만 하다. 므두셀라의 죽음과 홍수 심판의 관계는 성경 그 자체가 훨씬 더 드라마틱하니 말이다.
창세기 7장 11절 “노아가 육백 세 되던 해 둘째 달 곧 그 달 열이렛날이라 그 날에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 하늘의 창문들이 열려”에서 홍수 시작일이 2월 17일로 명시되어있다.
그런데 히브리대학 도서관에 ‘세데르올람’ 이라는 유대인들이 보는 책에, 므두셀라가 노아 육백 세 되던 해 2월 10일에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므두셀라는 홍수 직전에 죽은 것이다. 므두셀라 이름 자체가 ‘그가 죽을 때 심판, 그가 죽으면 그것이 오리라’라는 뜻이다.
므두셀라가 죽어서야 홍수심판이 시작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니, 그것이 그대로 이뤄졌다니, 어떤 상상을 덧붙인들 이보다 더 드라마틱할 수 있을까.
물론, 영화는 예술이며, 예술에는 예술만의 자유가 있다. 하지만 책을 모티브로 한 영화를 볼 때, 관객은 책 내용을 얼마나 제대로 살렸는가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머릿속으로 그렸던 것을 눈으로 볼 때의 쾌감과 감동이 있다. 영화 ‘노아’에서도 홍수가 시작될 때 물이 하늘에서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도 솟는 장면에서, 그런 감탄이 있었다. 성경에 기록(창세기 6:15)된 대로 제작한 6층 규모의 커다란 직육면체 모양의 방주를 스크린에서 보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더더욱 굵직한 사실들을 바꾼 재해석이 아쉽고 안타까운 것이다.
설마 그랬을까? 라고 의문을 품을 수 있다.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아서 인간적으로 재해석할 수도 있다. 그런 해석이 더욱 와 닿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그러면서까지 성경을 믿거나 믿지 않기 위해 애쓸 필요가 있을까? 라고 의문에 의문을 던져본다. 할 수 있지만 하지 말아야 하고, 할 수 있기에 더욱 경계해야 하는 일이 있다. 성경 앞에서 두 가지 길밖에 없다. 믿거나 믿지 않거나. 믿는 성도로서, 성경 그 자체를 믿는 영화를 기다려 본다.
글_이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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