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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평안♥천하보다 소중한 당신에게 보내는 하나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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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통의 열쇠
 글쓴이 : 관리자
 

전방에서 야간 경계근무를 나갈 때 소총 실탄이 든 탄통을 따로 들고 나갔다. 전방에서 초병으로 지냈다면 누구나 그랬듯. 그러나 그 탄통이 다 같지는 않았다. 열리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자물쇠로 채워져 있어서다. 열쇠는 부대 상황실에 있었다. ‘상황’이 발생하면, 초병 하나가 부대로 뛰어와 열쇠를 챙긴 뒤 다시 초소로 되돌아 가야 대응을 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강조하거니와 모든 탄통이 그러하지는 않았다. 과거에, 부대에 따라 일부 그런 탄통이 있었다는 얘기다.
왜 그런 탄통이 있었을까. 꽤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얘기해도 되겠다. 부대 내 총기사고가 하도 잦다보니 부대장이 임의로 그렇게 운영한 것이다.

천안함 사건이 터진 직후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도 그런지는 알지 못하지만, 우리 사회는 전방의 모든 초병에게 탄통의 열쇠를 주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요지였다.
반응은 거의 한결 같았다. “지금 전쟁하자는 거냐?” 제법 유력하다는 국회의원도 있었고, 실세라는 이의 보좌관도 있었다. 나는 ‘안보 불안 조장주의자’ 쯤으로 몰렸다. 일부와는 대화가 거의 싸움 수준으로 흐르기도 했다.

나는 이 문제가 무슨 ‘이념’이나 ‘주의’의 문제가 아닌 현실의 문제이고, 실제로 닥칠 일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전방에 나란히 있는 부대에 한 곳은 추가 도발에 대비해 화력을 강화하고 다른 한 곳은 하지 않는다면, 어느 부대가 더 안전하겠느냐?” “전방에 자식을 보낸 부모라면, 이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도 했다.
남편이 장교로 복무 중인 여자 후배에게도 물었다. ‘탄통을 주는 것’ 즉 남편이 복무중인 부대의 화력을 증강시키는 것이 남편의 안전에 유리하겠느냐, 불리하겠느냐고 물었다. 평소 이른바 ‘평화주의자’에 가깝던 이 후배는 대단히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주저했다.



정치권은 당장 다가올 그 해 6월 지방선거를 더 의식하고 있는 듯 보였다. 단언하거나 획일화해서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여당에는 ‘천안함 사건을 어느 선까지 활용해야 할 것인가.’를, 야당에는 ‘도대체 어떻게 대응해야 여당을 공포 조장 세력으로 몰 것인가.’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탄통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방 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끝나고 여당 내에서는 “안보 상업주의자, 보수 꼴통들 때문에 선거에서 패했다.”는 자탄이 많았다. “앞으로 북한 변수와 안보는 여당에 악재로만 작용할 것”이라는 야당 사람들도 있었다.
몇 개월이 지나 그 해 11월, 연평도가 포격을 당했다. 다시 탄통이 머리를 때렸다. ‘탄통 문제를 충분히 논의했더라면, 탄통을 논의했더라면...’ 때는 늦었다. 엉뚱하게 대통령의 ‘확전 자제’ 발언 진위 논란이 나라를 시끄럽게 했다.

“막을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다.”
1978년 개혁개방을 준비하던 중국 덩샤오핑의 최대 고민은 전쟁이었다. 국가 역량을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 발전’에 두었다가 전쟁이라도 난다면? 50년대 한국전쟁에 이어 1960년을 전후로 러시아와 극한 갈등을 겪었던 중국으로서는 대단히 현실적인 문제였다. 덩은 최소한 경제발전의 토대를 닦는 동안만큼은 전쟁을 피하기를 원했고, 정밀한 분석을 통해 그럴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강력해진 경제를 바탕으로 다시 ‘강병(强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덩샤오핑이 늦출 수 있으리라던 그 전쟁을 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막을 수 있는 것’과 ‘늦출 수 있는 것’, 그 조차도 논쟁의 대상이 될 수는 있겠다. 그러나 그것은 적어도 이념과 주의와는 거리가 먼 것임은 분명하다. 덩샤오핑의 고민처럼 철저하게 현실의 문제다. 이것에 혼돈을 일으킨 결과가 어떤 것이었는지, 이제 그 교훈만큼은 분명해야 하겠다. 이미 두 차례나 핏값을 치렀으므로.

글_이지운 (서울신문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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