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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평안♥천하보다 소중한 당신에게 보내는 하나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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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한
 글쓴이 : 관리자
 

 

저는 23년차 기자(記者)입니다. 세상에서도 기자고, 교회에서도 ‘참평안’을 맡아 구속사(救贖史)를 기록합니다. 사실은 우리 모두가 구속사의 진행을 목격하고 각자의 삶 속에 기록하는 기자들이라 할 수 있겠지요. 성경에 나온 많은 선열들도 기자입니다. 특히 모세 오경을 쓴 모세는 성경 전체 분량의 1/6 이상을 써낸 초특급 기자이고, 신구약 66권 중 10권 이상을 기록한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깊은 속사정까지 헤아린 특종 기자입니다. 어떤 이는 사도 바울을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자’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제가 오늘 말하려는 기자는 요한입니다. 예수님의 33년 공생애를 취재해서 기사로 쓴 라이벌 기자 4인방 마태, 마가, 누가, 요한 가운데 그는 단연 돋보이는 인물입니다. 기자로서 그의 강점은 취재원(取材源)과의 밀착, 근접성입니다. 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핵심 취재원과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는 기자를 당해낼 도리는 없습니다. 최대 취재원이자 유일 취재원인 예수님이 가장 사랑하시고 어디나 데리고 다니시던 인물이니 마태, 마가, 누가가 기자로서 그를 당해내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는 수많은 특종을 터뜨렸습니다. 가나 혼인잔치 사건, 세례 요한의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 양이로다” 발언, 1차 성전 청결 사건, 수가 성 여인 사건, 베데스다 38년 병자 치유 사건, 갈릴리 호수 위로 걸으신 사건, 예수님의‘생명의 떡’ 발언 사건 등등 다 열거할 수 없을만큼 많은 ‘단독 기사’를 썼습니다. 예수님 공생애가 막바지로 달려가던 가장 중대한 시기에 기자 요한의 역량은 더욱 예리하게 빛을 발합니다. ‘요한이 없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싶을 만큼 예수님의 내밀한 행적과 말씀들이 그를 통해서 세밀하게 기록됐습니다. 더구나 같은 12제자 입장에서 기록하기 껄끄러울 수도 있을 ‘베드로의 3번 부인’ 사건, 가룟 유다가 마리아를 질책하다 예수님의 면박을 듣고 결국은 예수님을 배신한 사건도 가차없이 낱낱이 써냈습니다. 아는 얼굴이라고 봐주거나 적당히 써주지 않는 냉철한 기자 정신을 유감 없이 발휘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토록 탁월한 기자 요한에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분명히 구속사에 기록됐어야 할, 그리고 그가 몰랐을 리 없는 사건들이 요한복음에서 빠져 있는 것입니다. 첫째는 야고보와 요한이 ‘우리 형제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해 달라’고 청했다가 다른 10제자의 분노를 부르는 사건입니다. 라이벌 마태와 마가 기자가 기록한 이 사건을 요한 기자는 무슨 이유에선지 낙종(落種)하고 있습니다. 또 있습니다. 사마리아 동네가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자 요한이 “불을 내려 멸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했다가 질책을 받은 사건입니다. 요한 기자가 기록을 외면하는 바람에 특종은 누가 기자에게 돌아갑니다.

 

가장 이해하기 힘든 건 고난주간의 핵심 중의 핵심 사건인 겟세마네 기도입니다. 예수님이 골라 뽑아 데려가신 베드로,야고보,요한이 모두 예수님을 위해 깨어 기도하지 못했던, 구속사의 통한(痛恨)으로 남는 순간이죠. 이 사건을 가장 정확히 기록해야 할 기자는 현장에 있던 요한인데, 마태, 마가, 누가 기자가 다 쓴 이 기사를 요한 기자는 완벽하게 누락하고 있습니다. 그 앞뒤의 행적은 모두 자세히 기록했으면서 말입니다.

 

대체 무슨 일일까요. 왜 그랬을까요. 자기만 외면하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들이 구속사에 기록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걸까요. 아니면 예수님께 너무나 송구스럽고 가책을 느껴 차마 제 손으로 기록할 수 없었던 걸까요. 타인에게는 엄격한 기자정신을 발휘하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했던 기자 요한의 모습이 구속사가 완성을 향해 달려가는 오늘을 기록하고 있는 바로 나의 모습은 아닌지요.

 

다행입니다. 기자 요한은 예수님의 부활 승천을 목격한 뒤 다시 기자 정신을 되찾은 것 같습니다. 요한 1, 2, 3서를 썼고 인류 역사 최대 특종인 ‘요한계시록’을 기록함으로써 앞선 결정적 물먹음(기자들은 경쟁사가 특종하고 자신은 낙종한 일을 ‘물 먹는다’고 합니다)을 ‘반까이’(일제 시대부터 내려온 기자들의 은어인데, 낙종했던 것을 다른 특종으로 ‘만회’했다는 뜻입니다)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기자 요한은 모세, 바울과 함께 구속사의 ‘톱 쓰리(3)’에 들 만한 위대한 기자라고 봅니다. 그 반열까지 넘보진 못해도 ‘구속사의 톱 텐(10) 기자’ 정도 안에 드는 것은 저의 개인적인 소망이기도 합니다.

 

글_호준석 장로(YTN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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