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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근조봉사팀
 글쓴이 : 관리자
 

아름다운 동행, 남선교회 근조봉사팀 (2009년 5월호)



2009년 4월 16일 목요일 오전 8시

이른 아침, 교회의 정적을 깨뜨린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검정 옷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든 근조 봉사팀! 다소 긴장된 얼굴이지만, 흐트러지지 않은 옷 매무새, 정갈하게 빗어 넘긴 머리, 일사불란하게 봉고차에 몸을 싣는 모습이 질서 정연하기까지 하다. 늘 우리 성도들의 장례식에 늘 함께 해주던 근조 봉사팀! 보이지 않았지만 큰 일을 담당하고 있던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오전 10시 30분
이들을 뒤 쫓아 도착한 곳은 송내역(1호선 인천행 방향의 지하철역) 근처의 장례식장!

평강 제일 교회 한 성도의 발인 예배가 시작된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예배를 드리던 팀원들은 장지로 향하는 차량에 관을 들어 옮기기 시작하는 것으로 성도의 장례식을 도와주기 시작한다. 관은 장정 대 여섯이 들어야 거뜬히 들어 올릴 법한 무게인지라 근조 봉사팀원들은 손목과 손가락에 절로 힘을 준다.

운구가 끝나자 장지를 향해 달리는 차! 색으로 말하자면, 차 안은 흑백이다. 봄날로 화려하게 물들여진 창밖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더구나 아침부터 움직였던 탓일까? 몰려오는 피곤에, 근조 봉사 팀원들은 잠시 눈을 붙여본다.

*운구 [運柩][명사] 시체를 넣은 관을 운반함.

사실, 근조 봉사는 교회의 여느 봉사와는 성격이 조금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봉사 시간’이다. 근조 봉사는 주말이나, 주일에 교회에 와서 하는 것이 아니라 평일 날 - 그것도 하루 종일 투자해야 한다. 아니, 시도 때도 없다는 표현이 맞다.

더구나 장지가 지방일 경우 보통 새벽 2시 30분, 혹은 새벽 5시-6시 사이에 출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근조 봉사를 하려면 새벽부터 밤까지 할 때도 있다.

나이 40대-70대로 구성된 근조 봉사 팀원들은 다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일을 해야 시기이다. 그런데 평일 날, 남들이 한창 일 할 시간에!! 봉사를 위해 하루 종일 자신의 시간을 뺀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남선교회 근조 봉사팀 팀장 이천수 집사를 통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남선교회 근조 봉사팀은 교회가 노량진에 있던 시절부터 있었습니다. 당시 인원이 상당했어요. 하지만 장례봉사라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평일 날, 하루 온 종일 시간을 빼야 하고, 지방에 가면 탈관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시신을 직접 만져야 할 때도 있고요. 때문에 봉사하는 분들은 시간의 유동성이 있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거나 정말 하나님의 일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헌신하겠다고 작정한 분들만 모였지만, 봉사의 특이성 때문에 과거보다는 인원 수가 줄어들었다는 근조봉사팀. 현재 근조봉사팀원들은 20명 내외이다. 과거에는 남선교회의 회원이 소천하실 경우에만 근조봉사를 했었는데, 지금은 교직원들을 포함해 여선교회에서도 요청이 많이 들어와, 매 주 많게는 세 번 적게는 한 번, 한 달 평균 4번 이상 봉사를 나간다. 때문에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근조봉사 인원이 추가됐으면 좋겠고,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죠“

너털웃음을 지으며 당부의 말을 전하는 이천수 팀장! 소수의 인원이지만, 교인들의 장례라면 저 멀리 인적도 드문 시골까지라도 한 걸음에 달려가는 마음 씀씀이는 누구보다도 넓고 크다. 그러나 근조 봉사를 못나가는 예외의 경우도 있다고 귀띔을 해준다.

“화장[火葬]을 한다고 하면 근조봉사를 나가지 않습니다. 성경을 보면 불로 태우는 것은 패역한 자에 대한 심판의 상징으로 나오잖아요. 허락하신 성도의 몸을 온전하게 묻는 것이 중요한 거죠. 때문에 화장을 한다면 근조봉사를 나가지 않습니다.”

성경적인 장례를 추구하고 확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고 있는 터라, 팀원들은 봉사하는 매 순간 순간, 하나님 중심의 생각과 기도 하에 정성을 다하여 임할 수밖에 없다.




낮 1시

드디어 도착한 장지- 강원도 문막 충효 공원.

이 곳은 평강제일교회의 성도와 그들의 가족, 약 300명이 잠들어 있다. 묘비명에 [000의 묘]가 아닌, [성도 000의 집]이라고 쓰여 있는데, 그 모습이 친근함을 주기도 한다. 근조 봉사팀은 벌써 이 곳만 300번 왔다.

하지만, 매 번 해 왔던 일을 되풀이하고 익숙해졌다고 해서 그 손길에 정성이 빠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성도들의 찬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관을 조심스럽게 무덤 안으로 넣는 근조 봉사팀, 이어 취토를 하는 손길에 정성이 더해질 뿐이다.

* 취토 [取土] [명사]<민속> 장사를 지낼 때에 무덤 속에 놓기 위하여 길한 방위에서 흙을 떠 오는 일

움푹 파여 있는 무덤 안에 팀원 한 명이 들어간다. 세세히 살피면서 여기저기 엿보이는 관 빈틈에 두 손으로 고운 흙을 꾹꾹 집어 넣는다. 제 가족의 일인 양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눈을 뗄 수 없다.

적은 인원이라도 여러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만도 한데, 평균 10여년 넘게 함께 해서 그런 것일까? 눈빛만으로도 서로 할 일을 찾고 묵묵히 봉사를 한다.

“말 한 마디도 조심스럽습니다. 혹여 내뱉은 말로 인해 가족들이 마음을 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인지라...실수할까봐 그렇죠. 저희 팀은 봉사하는 내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습니다. 실수하면 걷잡을 수 없으니깐요”

이 뿐 아니다. 모든 장례 절차가 끝날 때면 함께 수고한 분들과 점심을 같이 먹기 마련인데 근조 봉사팀은 금새 사라지고 만다.

“저희는 절대 상가에서 대접하는 밥을 먹지 않습니다. 상을 당한 집에 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봉사는 무료로 하는 것이죠. 그러니 대접 받는다는 것은 생각지도 않는 일입니다. 저희들은 남선교회에서 지원해준 돈으로 기름 값과 도로비를 내고 아침과 점심을 따로 사먹습니다. 양심껏 하려고 정말 노력하죠 .”

장례식에 정성을 다하며, 말과 행동에도 조심하는 근조 봉사팀. 실제로 이런 모습에 감동을 받아 하나님을 믿지 않던 친척이나 형제들이 전도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근조 봉사 시, 운구에서 하관, 그리고 취토를 합니다. 취토, 즉 흙을 덮을때 고운 흙으로 하려고 체를 치면서 합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본 상주집의 안 믿던 사람들이 '아! 이렇게 정성들여서 하는 것은 처음 봤다.'고 하면서 하나님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전도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정말 보람이 생기고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 훈훈한 소식을 들을 때면 기운이 절로 난다는 팀원들. 특히 얼마 전, 교회의 어른, 원로목사님께서도 근조 봉사팀이 정성껏 봉사해서 전도된 사람이 많다고 말씀하셔서 더욱 힘을 얻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동전의 양면 같은 부분이 있는 법. 가끔은 근조봉사에 정성을 다 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마음이 상하고 안타까울 때도 있다고 한다.

“사실 자신의 생각으로만 하려면 봉사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기분 나쁜 경우도 있습니다. 한번은 근조봉사를 하러 갔다가 도로 돌아온 경우도 있습니다. 필요 없다고! 돌아 가라고! 안 믿는 형제분들이 너무 욕을 퍼부었거든요. 그럴 때 안타까워요.“

남들이 꺼리는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때로는 기분 나쁜 일도 당할 때가 있지만, 하나님의 일이라 생각하기에 겸손한 마음으로 임한다는 근조 봉사팀! 무거운 관을 들며 허리가 휘어질 정도록 힘들었고, 하루 온 종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야 했기에 기운이 빠질 만도 한데, 웃는 모습을 잃지 않는다.

이들의 헌신과 수고가 하늘나라의 귀한 상급이 되길 소망한다.

글_ 황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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