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은 일을 하고 일하지 않는 사람은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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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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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국가가 내게 해준 것이 무엇이냐’고 따진다. 과거에 나 또한 그랬다. 그러나 내게는 내가 얻어낸 것이 아니지만 처음부터 나라가 있었고, 우리말이 있었으며, 자유가 있었다. 그것을 쟁취하고 지켜낸 사람들의 희생 위에 대가 없이 발을 올려둘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우리들의 현장이란 즐거움보다는 두려움과 슬픔이 밀집된 공간이다. 누구도 사고를 원하지 않으며 내가 그 대상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도착한 그곳엔 이미 과거의 행복은 없다. 앞으로의 희망도 크지 않다. 그것은 모두가 애써 ‘난 아니겠지’ 했던 사고의 현장이고, 사람들이 희생된 지옥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119구조대원으로 일선 현장에서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은 ‘일을 하는 사람은 일을 하고,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말을 한다’는 것이다. 여객선이 침몰했을 때 추운 물속에서 사투를 벌인 사람은 말이 없지만 밖에서 보는 사람은 말이 많았다. 화재현장에 들어가는 소방대원은 말이 없지만 밖에서 보는 사람은 말이 많다. 산에 고립된 사람을 찾는 발걸음은 말이 없지만 보는 사람은 말이 많다. 군대를 몰살시키는 건 한 명의 지휘관이며, 군대를 승리로 이끄는 것 또한 한 명의 지휘관이다. 나의 작은 바람은, 경험 있는 존경할 만한 지휘관을 만나 묵묵히 일을 해나가는 것이다. 일을 하는 사람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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